통신사에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때 판매점이나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즉 ‘가개통 평균 지급률’은 업계에서 가장 민감한 숫자 중 하나다. 이 수치가 오르내리는 걸 따라 판매점의 수익이 결정되고, 때로는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요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지표가 최근 더 주목받는 이유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신규 가입자 풀이 줄어들수록 통신사들은 판매점을 통해 고객을 빼앗아 오는 데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다. 결과적으로 가개통 평균 지급률이 치솟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2024년 하반기 기준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평균 50만 원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지급했다는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확히 말해 가개통 평균 지급률이란 한 명의 신규 가입자를 개통할 때 판매점이 통신사로부터 받는 평균 금액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현금성 지원금, 추가 마케팅비, 유심비, 요금제 할인분 등 여러 항목이 합산된다. 통신사마다 정책이 달라서 같은 날짜, 같은 모델이라도 지급률이 10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건 기본이다.
특히 아이폰 신모델이나 갤럭시 플래그십 출시 시즌이 되면 가개통 평균 지급률은 천정부지로 뛴다. 지난해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 당시 일부 대리점은 70만 원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판매점들 간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통신사들 역시 ‘묻지마 지원금’을 내걸며 고객 모시기에 사활을 건다.
하지만 이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소비자에게 좋은 건 아니다. 가개통 평균 지급률이 오를수록 판매점은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고가 요금제나 부가서비스를 강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표면상 낮은 기기값에 유인되지만, 매달 내는 통신비는 더 커지는 역설이 생긴다.
통신 3사는 지난 몇 년간 가개통 평균 지급률을 낮추기 위해 자발적인 약정을 맺기도 했다. 2020년대 초반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과 ‘지원금 상한제 폐지’가 맞물리면서 지급률이 한때 80만 원을 넘나들었고, 이는 통신사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 각사는 내부적으로 지급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위반 시 패널티를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시장 논리를 완전히 통제하긴 어렵다. MVNO(알뜰폰) 사업자들이 급성장하면서 전통 이통사들은 더 공격적인 지급률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구조다. MVNO는 자체 마케팅비가 적어 가개통 평균 지급률이 10만 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알뜰폰 약정이 없는 소비자층을 흡수하면서 주요 통신사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가개통 평균 지급률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수치 하나로 통신사 영업전략, 판매점 생존율, 그리고 소비자 부담까지 모두 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외치면서 이 지급률에 대한 간섭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연 이 수치가 안정화될지, 아니면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